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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3.17 여기 푸른 목장이 있다고 상상해 보라
  2. 2008.12.28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주위를 빙 둘러친 울짱 안에는 수많은 양들이 있다.
아무 생각 없이 태평스럽게 풀을 뜯고 데굴데굴 뒹굴며 
나름대로 꽤 행복해하는 녀석도 있다.
난 정말 양일까, 양이 아닌 건 아닐까, 양이 아닌 나는 무엇일까
불안해져서 멍해 있는 녀석도 있다. 

내가 바로 그 멍해 있는 양인데, 모리미 토미히코씨 어떻게 아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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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2008. 12. 28. 23:11 from Z_2/%_3





아아, 이렇게 좋을 수가. 마시다가 죽어도 좋겠어.
나는 가짜 전기부랑을 즐겁게 마셨습니다. 어느 시점이 지나자 주위의 소란스러움이 멀어지고 마치 조용한 방 안에서 나와 이백 씨만이 술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것 같은 기이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과장되게 말하는 걸 용서해주신다면, 그때의 가짜 전기부랑은 마치 내 인생을 밑바닥부터 따스하게 만드는 맛이었다고 말하겠습니다. 
한 잔. 또 한 잔. 또 한 잔.
시간이 흐르는 것도 잊고 술을 마시는 사이에 이백 씨가 마치 친할아버지인 것 처럼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말을 주고받지는 않았지만 왠지 이백 씨가 계속해서 말을 걸어오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냥 살고 있는 것만으로도 좋지." 
이백 씨가 그런 말을 한 것 같았습니다.
"맛있게 술을 마시면 돼. 한 잔, 한 잔, 또 한 잔."
"이백 씨는 행복한가요?"
"물론."
"그건 정말 기쁜 일이예요."
이백 씨는 빙그레 웃고 작게 한마디 속삭였습니다.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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