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이렇게 좋을 수가. 마시다가 죽어도 좋겠어.
나는 가짜 전기부랑을 즐겁게 마셨습니다. 어느 시점이 지나자 주위의 소란스러움이 멀어지고 마치 조용한 방 안에서 나와 이백 씨만이 술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것 같은 기이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과장되게 말하는 걸 용서해주신다면, 그때의 가짜 전기부랑은 마치 내 인생을 밑바닥부터 따스하게 만드는 맛이었다고 말하겠습니다.
한 잔. 또 한 잔. 또 한 잔.
시간이 흐르는 것도 잊고 술을 마시는 사이에 이백 씨가 마치 친할아버지인 것 처럼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말을 주고받지는 않았지만 왠지 이백 씨가 계속해서 말을 걸어오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냥 살고 있는 것만으로도 좋지."
이백 씨가 그런 말을 한 것 같았습니다.
"맛있게 술을 마시면 돼. 한 잔, 한 잔, 또 한 잔."
"이백 씨는 행복한가요?"
"물론."
"그건 정말 기쁜 일이예요."
이백 씨는 빙그레 웃고 작게 한마디 속삭였습니다.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