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에 해당되는 글 17건

  1. 2013.01.27 스노우 댄스 2
  2. 2012.11.02 halloween 4
  3. 2012.10.09 먹고 마신 여름-초가을
  4. 2012.10.09 칩거 일지
  5. 2012.09.20 소소 2
  6. 2012.08.27 영차!
  7. 2012.08.05 요동치는 잔정 2
  8. 2012.07.02 낮과 밤 5
  9. 2012.02.10 egg
  10. 2012.02.01 외로워서 못살겠다! 8

스노우 댄스

2013. 1. 27. 01:02 from Z_1/z




잇몸이 차갑다.

오랫동안 눈을 맞으며 걷는데 모자 없이 웃으면서 걸었기 때문. 뉴욕은 작년도 올해도 따뜻하다. 따뜻한 곳에서 외로운 건 죽을맛 이지만. 쌓일 정도로 함박눈이 내리는건 두번째인가, 직접 맞으며 걷는건 처음이라 너무 좋아서, 또 퇴근하면서 눈을 발견하고 노래 고를 틈도 없이 플레이 눌렀더니 처음 나온 곡이 자미로콰이 쾅! 하하 일하면서 머큐리리브 듣다가 자미로콰이 쾅쾅! 나오니까 눈과 함께 기분이 날리고. 그래서 웃으면서 잇몸 어는줄도 모르고 걸었나봐.




미국애들은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 같다고 하는데, 변화무쌍한 인생 즐기기만 하기엔 견뎌야 할 산이 많다. 특히 나처럼 가난한 디자이너에게는. 눈물 쏙 빠지게 노력해도 마음처럼 안되다가 또 갑자기 석달치 밀린 페이먼트가 들어오기도 하고, 어어어 하면서 예상치 못했던 행운이 굴러오기도 한다.

코너를 돌 때마다 달라지는 모습.

두발 자전거로 아슬아슬 저글링을 하는 나, 흩날리는 벚꽃 사이로 여유롭게 피크닉을 즐기는 나, 상처 투성이로 피를 질질 흘리며 팔을 길게 내린 채 쇠고랑을 차고 걷는 나, 야심차게 나열된 허들의 무리를 가볍게 뛰어 넘는 나, 가쉽거리에 열광하는 관중을 방관하고 걷는 나, 동공이 커지는 나, 질투하는 나, 강아지 키우는 나, 울고 울어서 녹아내리는 나

그리고 오늘처럼 금요일 퇴근길에 갑자기 내리는 눈은,

행복해



춤추며 걷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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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lloween

2012. 11. 2. 17:54 from Z_1/z



집에서 뉴스만 틀어놓고 칩거생활을 하다가 먹던 비타민제가 떨어져 자전거를 끌고 나왔는데, 브루클인은 비교적 멀쩡한 편 이었다. 다만 뿌리째 뽑힌 큰 아름드리 나무들이 종종 허리케인이 왔다 갔음을 드러내고 있었다.

비타민 사러 갔다가 호박들도 업어 왔고, 부엉이랑 같이 어는 계절 구경 하라고 창가에 진열 해 놨다.

토론토 에서는 조카들 데리고 trick r treat 하러 돌아 다녔는데, 뉴욕은 코스튬 하고 거리행진 하는 것이 꽤 볼만 하다길래 벼르고 있었지만, 샌디 덕에 어느 코스튬보다 무서운 할로윈이 되고 말았다. 집과 가족을 잃은 사람들을 보며 참 허무하겠다 안타까워 하고 있노라면, 나는 소유한 것이 없어서 잃을 것도 없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많은 것을 소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유로울 수 있는 신분은 가볍다. 버려야 할 것도, 갖지 말아야 할 것도 더 빨리 알 수 있게 되었다. 전에 어학연수를 준비할 때 누군가 "점점 더 정리가 쉬워질 거예요." 라는 비슷한 말을 해 주었던 것이 떠오른다. 갖지 말아야 할 인연을 구분하게 된 것은 편리하기도 하고 좀 안 좋은 것 같기도 하지만. 어쨋든 텅 빈 이 hallow 상태의 지속은 제한되어 있을테고, 어딘가의 일원이 되면 지금을 갈망할 건 뻔하다. 청개구리 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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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마신 여름-초가을

2012. 10. 9. 17:18 from Z_1/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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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거 일지

2012. 10. 9. 17:02 from Z_1/z




오늘의 기억 나는 사건은
1.저녁잠을 가늘게 잔 것,
2.Frozen Planet 을 보면서 크로키 한 것,
3.펭귄 사진 찍은 것,



4.어제 스케치한 거 스캔해서 잠깐 만진 것,
5.스펀지밥 본 것,
6.애니팡 드럽게 못 한 것,
7.아침부터 새벽까지 기분 나쁜 생각에 잡아 먹혀 하루를 말아 먹은 것,

토요일엔가 잠깐 산책 갔던 것 말고는 신발도 안 신고 이게 뭐하는 거지 신발
내일은 빛 좀 쐬고 맥주도 다 떨어졌으니까


저번주 m83이나 킵
또 보고 싶다 술 마시고 귀여운 프렌치 동생 스텝 구경 하고 빛 구경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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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

2012. 9. 20. 04:09 from Z_1/z

 

 

 

 

전에도 그러했지만 나는 역시 메이저 취향은 아니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고 조명하는 곳 보다는 음습한 곳에 웅크리고 있지만 정말 아름다워서 자꾸만 보게 되는 것들에 마음이 가는 것은 무슨 청개구리 심보인가요? 그래서인지 마음 맞는 친구를 만나는 것도 힘들고요. 그러던 와중에 취향이 잘 통하는 타국 친구를 만나게 되었고, 소소하고 귀여운 프로젝트들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가을임에도 볕은 따뜻하고 겨울이 오면 더 포근해 질 것 같아요.

 

어런 저런 일들로 인해 나의 정체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서 불쑥 든 생각은 소극장을 열고 싶다는 것입니다. 아끼던 작은 극장들이 사라지고 멀티플렉스들이 대신 그 자리를 꿰차면서 받게되었던 작별 메일들을 기억합니다. 어려운 경영난에도 불구하고 소신껏 좋은 영화를 상영하려는 의지를 끝까지 이어가지 못한데에 대한 미안함과 대기업의 횡포에 대한 분노가 섞인 어쨋든 공식적인 안녕의 메일들 이었지요. 예술, 독립영화의 대중화를 내세우며 그것을 일종의 이미지메이킹으로 활용하고 있는 마켓팅에는 영혼이 없지만, 영혼따위가 배불려 주지는 않는다는걸 그들은 잘 알고 있지요. 그렇다면 나의 소극장은 배고픔을 전제로 시작하게 되나요? 상영관은 딱 하나고, 상영하는 영화들은 온통 내 취향이고, 보통의 소극장보다도 작아서 소소극장 정도인데, 뻔하게 경영이 어렵겠죠? 안마당 같은데서 상영하면서 그 안 공간은 먹고 마시면서 영화보고, 실내로 들어오면 카페로 이어지는 소소한 공간. 친구들이랑 종종 모여서 파티도 하고 꿈 얘기도 하고 좀 마시다가 강아지 고양이 밥도 주는. 소소극장을 이름으로 가져온다면 영어로는 so so theater가 될텐데, 그냥 그런 극장. 이거 좀 맘에 드네요.

 

지금과 유사하게, 땅에 발을 딛지 않으면 더 자유로울 수 있다는 말을 아로 새겨놓고 마루바닥에 누워서 강아지랑 타령 하던 시절이 생각 납니다. 하루키 아저씨는 스틱 기어를 능숙하게 운전하는 사람처럼 자신만의 고유한 신념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 아름답다고 했었던가 아무튼 비슷한 말을 했었구요. 나는 원래 남들과 똑같은 트랙을 따라 가는 사람이 아닌데 그 트랙에 맞추어 재단하려고 했더니 당연히 파열음이 많이 들렸던 것 같아요. 이제 다시 찾을 때가 된 것 같아요.

 

무튼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고, 다시 작업을 시작하고 있고, 돌아가게 되면 구의동 지하철 역에 앉아서 빛 날아다니는 서울을 보며 두유 마시며 지하철 기다릴 생각에 너무 좋아요.

 

+plus, 모션오그래퍼에서 보니 비메오에서 개인이 만든 작업을 감상하고서 이에 대한 고마움으로 팁을 주는 기능을 만들었다고 하네요. 사실 비디오를 업로딩 하면서 이것 또한 지적 재산을 공유하는 것인데 그 가치를 돈으로 치환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 부당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어요. 이것 또한 뮤직 스트리밍과 비슷한 이치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물론 지금은 자발적으로 팁을 주거나 또는 주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의무적으로 이용료를 내야 볼 수 있게 된다면 엄청난 반발이 있을 수 있겠지요. 한국에서 뿐 만이 아니라 많은 대부분의 나라에서 실제로 개인들이 자본과는 무관하게 소신껏 작업을 하고 있고, 모션오그래퍼에 올라오는 상당한 양의 포스팅을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 친구와 하고 있는 작업 역시 재정적 문제로 당장의 수익은 기대하지 않고 있습니다. 어디에서 부턴가 잘못된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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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차!

2012. 8. 27. 14:03 from Z_1/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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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잔정

2012. 8. 5. 13:23 from Z_1/z








언제쯤 다 읽을 수 있을까 싶을 만큼의 한글과 영어로 된 새 책들이 쌓여 있었다. 


바로 달려들어 읽고 싶기도 했지만 조금씩 아껴보고 싶은 마음, 그리고 구름처럼 밀려오는 어두운 감정에 몸은 이미 무거워져 있었고, 냉면, 짜파게티, 링귀니 꺼내놓고 결정하지 못하니까 일단 물부터 끓이고, 뭘 먹고 싶지도 먹어야 기분이 업될지도 가늠하지 못할 만큼의 가라앉음. 

우리는 식도락 여행이라 불러도 될 정도로 엄청나게 먹고 다녔는데, 맛있는 것들 그렇게 먹고도 먹여주지 못한 치즈케잌과 냉장실 야채칸에 넣어둔 커다란 가지가 아쉬웠다. 아침까지 돌던 잃어버린 내 입맛.


서울의 소식들은 세련된 차원의 즐거움이다. 입맛보다 찾고싶은 잃어버린 내 감은 어쩔거야.  


올때 입었던 오렌지 네이비 화이트 블랙 스트라이프 원피스를 똑같이 입고 가뿐히 돌아갔다. 어딘가에서 들었을 커다란 멍은 공항갈 때 쯤 거의 다 사라져 있었다. 서울 내리면 아마도 말끔해질 것 같네. 반면 나에겐 손님이 다녀가면 체취가 오래 남아서 큰일이다. 내가 제일 좋아했던 시절을 맹렬히 붙어 지냈던 친구가 왔다 가니 눈물이 톡톡 터지고 미치겠다. 서울 같이 따라가고 싶어. 

어제 좋아서 한번 더 찾아갔던 그린위치에서 전날 같이 본 문라이즈 킹덤의 장면과 비슷한 등대 카드를 몰래 사서 밤에 몰래 적어서 지하철에서 건내줬다. 쑥쓰러우니 비행기에서 읽으라고 주고, 도넛을 앉아서 먹고, 들여보내고, 두시간을 헤매며 집에 돌아왔는데, 요녀석이 내가 몰래 준 등대카드와 똑같은 카드를 몰래 사서 밤에 몰래 적어서 트레이 아래에 숨겨놨었다. 앗 뭐지 너무 웃겨서 막 웃다가 너도 비행기 앞에 앉아서 막 웃었겠구나 생각하니. 꺅 간지러워 뭐지 우리 인연이야? 우리 남자 좋아하잖아. 


정말 와줘서 고마워. 


귀엽고 평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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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과 밤

2012. 7. 2. 15:09 from Z_1/z






33도 까지 올라간 폭염 이었다.
새집은 다행이도 선풍기 하나 틀어 놓으면 지낼만한 시원한 날씨이다.
어젯밤 그 창문 없은 방은 날 바베큐 구워 먹으려고 내 땀을 다 빼놨었지, 마치 먼 옛날 회상하는 노인처럼 끌끌 거리기도 했다.
어제 이사하느라 심하게 몸을 혹사 했더니 온몸이 화가나서 항의하는 바람에 점심 겨우 먹고서 다시 죽어버렸다.
왱왱 바람 돌아가는 소리와 빛 사각이는 커튼 넋놓고 즐기다가 잠이 들었고,
꿈에서 우리는 홍대의 어떤 바인지 카페인지에서 아마도 어떤 문화공간 이었는데, 공연한다고 도와주러 가서 실컷 떠들다가 고맙고 미안한 내 사람들 꿈에 남겨두고 깼다.
예전 같았으면 이런 꿈 깨면 향수에 젖어 우울했을텐데 이제는 이런것들도 담담해 져버려서 삶의 일부가 되어버렸네 지금 생각해보니 그렇다.

저녁 먹고 나니 다시 에너지 충전!
옷장과 부엌 정리하고 마루도 한번 더 닦고, 다시 파김치..
공들여 하얗게 벗겨내고 변기커버랑 선반도 달아놓은 스탠 축복받은 욕실에서 씻고 나오니 또 산뜻하다.
스튜디오 구했더니 너무 횡해서 무리해서 벽 공사하여 침실을 만들었다.
좋아하는 쿠션 네마리와 담요 집합 시켜놓고, 하나하나 골라 만든 침실에 누워 있노라면,
아이고 내새끼.
방 하나 렌트해도 이렇게 좋은데, 내집 장만한 신혼부부의 마음은 참 뿌듯하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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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gg

2012. 2. 10. 14:46 from Z_1/z







broken egg and blue sho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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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워서 못살겠다!

2012. 2. 1. 13:24 from Z_1/z









자살한 것 처럼 타살당한 나무
이런 귀여운 작업, 뉴욕에선 못할 것 같아 내 머리가 돌이 되어버려서 한국에 가야 할 수 있을 것 같아 


예쁜 까페 갔다고 맛있는거 먹었다고 페북에 자랑하며 위안 삼는것도 하루 이틀이지 
빈둥대는것도 지겨워 아 이를 어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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