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20.05 PM

2008. 4. 23. 20:38 from Z_1/z






                                                         

아니 이럴수가. 이 시간에 저런 하늘이라니

                                                         




1. 2003년 7월 23시 파리 하늘의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한 덤덤한 표정.
"나 원래 이정도야."
 24시가 되어야 겨우 저녁쯤 되어 보이려나.
그래. 그 표정이 생각났어.



2. 네가 자라온 동네에서 새 동네로 이사가기 직전,
동생의 처음 산 카메라로 방금 찍었다며 보내온 밤의 하늘.
나무는 빨갛게 색을 내뿜고 있고 하늘은 보란듯이 파랬다.
난 너가 천부적인 사진 감각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어. 그때도, 지금도.
오늘의 나무는 오렌지색으로 투명해졌는데, 그러다 하늘에 지워져버릴 것 같았지.


3. 우리집 마당에 돗자리를 깔고 누우면 하늘의 별들이 콕콕콕콕콕 나타났어.
가끔 나는 별들을 보고 있으면 이 광활한 우주 가운데 내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에
그 끝없는 공간이 무섭고 그 까만 어둠이 소름끼쳐.
내가 무의미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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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말하자, 12살의 내 친구는 넌 참 이상한 생각을 하네. 라고 했었어.






Posted by tripleZ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