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틈없이 꽉 껴안고 밀도있는 브로콜리처럼
벚꽃이 하얗게 솓아났다.
어제는 동생과 벤치에서 벚꽃을 보며 나뭇잎에 접혀있는 망개떡을 먹었는데
어제의 나무보다 오늘의 나무는 더 봄이다.
봄의 밤에는 어린이대공원의 풀밭에 모여
사랑하는 사람들과 왈츠를 추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다.
어린이 두명이 손을 잡고 빙글빙글 돌면
청년 두명이 손을 잡고 빙글빙글 돌면
노인 두분이 손을 잡고 빙글빙글 돈다.
"아름답네"
작년에 내가 아름답다고 했던 그 길 그 자리에서
목이 부러져라 올려다본 그 하늘은 어떻게 그 색 그대로로 기억이 날까?
흩어지지 말아 꼬옥 솟았다가 사악 가라앉아줘
흩어지지는 말고
벚꽃이 흩어지게 되면 돌이킬 수 없이 소멸되는 기분에
'아 이제 다 끝나버렸어'
하고 대자로 팔을 벌리고 입을 벌리고 누워 꽃잎속에 묻혀버릴거다
끝나는게 무서운거지 너무 좋을까봐 무서운거지
벚꽃은 아름답고 서럽고 음 또 뭐지 자꾸만 맥주를 부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