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집

2011. 10. 8. 09:49 from Z_1/z







오랜 자취생활에서 가장 불편한 점 중 하나는 마음대로 가구를 살 수 없다는 것이다.
이불을 돌돌 말고 밀렸던 라디오를 듣다가 맞아! 하고 우는 표정을 지었다.  
만 18세에 상경을 하면서 나는 집을 잃어버린것 같다.

나의 집은 어디에 있을까.

한뼘만한 기숙사에서,
곰팡이냄새로 가득한 반지하방에서,
깎고 깎아 겨우 얻은 쓰러져가는 방에서,
임시로 얻어살던 친구 방에서,
동생들과 복작복작 살던 방에서,
퇴사하고 낙향살이하던 방에서,
어쩌다보니 눈치밥 먹던 방에서,
언제까지 있을지 모를 이 방에서,
심지어 다음에 머물 방 역시, 

지난 10년간 언젠간 떠날 그 방들에 누워 
"아 집에 가고싶어"
다다음번에는 반드시 갖고싶다 읊조리면서도 절대 이룰 수 없었던 불멸의 소원 





 
Posted by tripleZ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