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성실한 근로자는 아니지만 하루 쉰 근로자.
휴, 좋구나,
일요일도 아니고, 공휴일도 아닌데, 초딩중딩고딩은 학교에 있는데 놀 수 있다니!
낮엔 짜파게티도 먹었고, 아메리카노도 (그란데로) 마셨고, 우유도 마셨고,
그림도 그렸고, 산책도 두시간이나, 좋아하는건 다했네.
가장 좋았던 순간은
어린이대공원을 느릿느릿 걷고있는데
아직 문닫을 시간이 3시간이나 남았다는것을 느꼈을때.
이대로라면 무려 다섯바퀴나 느릿느릿 걸을 수 있다는것.
밤엔 가지 못하는 오솔길을 걸어 새로운 루트를 뚫을 수 있다는것.
그래서 발견한 땅굴 모형과 연인들의 메카, 인적이 드문 잔디밭, 운동기구.
오, 놀라워라
낮에 잠자는 양의 그림을 그렸는데.
명암대비를 잘 살려서 그려야지. 하고 나름대로 신선한 그림이라고 생각 했지만.
하늘의 표정이 급격히 변할 그 무렵의 하늘과 나뭇잎은
그 모든 잔머리들을 무색하게 만들었네.
굉장히 아름다운 숲의 색. 오묘한 빛을 내는 하늘과, 키가 큰 미루나무숲길에서 느끼는 판타지아.
정말 좋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