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길었던 소매가 짧아지는 계절이 오면,
이 시절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팔꿈치다.
옆에서 걷는이에 대한 친밀함이 도를 넘어서면
나도 모르게 팔꿈치 본능이 솟아난다.
찰깨빵을 열번정도 씹다 뱉었을때와 같은 말랑도를 갖춘것이 가장 좋은 팔꿈치이다.
코끼리 다리같기도 하고,
만두빚다가 한숨 자고 나왔을때 겉이 굳은 밀가루 반죽 같기도 하고,
예전엔 꽤 자주 솟아났던 팔꿈치 본능이
작년에는 두번, 올해는 한번 솟아났는데,
너무 야들야들해서 이건 아니야!
하고 손을 거뒀다.
휴.
슬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