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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기억 나는 사건은
1.저녁잠을 가늘게 잔 것,
2.Frozen Planet 을 보면서 크로키 한 것,
3.펭귄 사진 찍은 것,
4.어제 스케치한 거 스캔해서 잠깐 만진 것,
5.스펀지밥 본 것,
6.애니팡 드럽게 못 한 것,
7.아침부터 새벽까지 기분 나쁜 생각에 잡아 먹혀 하루를 말아 먹은 것,
토요일엔가 잠깐 산책 갔던 것 말고는 신발도 안 신고 이게 뭐하는 거지 신발
내일은 빛 좀 쐬고 맥주도 다 떨어졌으니까
저번주 m83이나 킵
또 보고 싶다 술 마시고 귀여운 프렌치 동생 스텝 구경 하고 빛 구경 하고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전에도 그러했지만 나는 역시 메이저 취향은 아니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고 조명하는 곳 보다는 음습한 곳에 웅크리고 있지만 정말 아름다워서 자꾸만 보게 되는 것들에 마음이 가는 것은 무슨 청개구리 심보인가요? 그래서인지 마음 맞는 친구를 만나는 것도 힘들고요. 그러던 와중에 취향이 잘 통하는 타국 친구를 만나게 되었고, 소소하고 귀여운 프로젝트들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가을임에도 볕은 따뜻하고 겨울이 오면 더 포근해 질 것 같아요.
어런 저런 일들로 인해 나의 정체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서 불쑥 든 생각은 소극장을 열고 싶다는 것입니다. 아끼던 작은 극장들이 사라지고 멀티플렉스들이 대신 그 자리를 꿰차면서 받게되었던 작별 메일들을 기억합니다. 어려운 경영난에도 불구하고 소신껏 좋은 영화를 상영하려는 의지를 끝까지 이어가지 못한데에 대한 미안함과 대기업의 횡포에 대한 분노가 섞인 어쨋든 공식적인 안녕의 메일들 이었지요. 예술, 독립영화의 대중화를 내세우며 그것을 일종의 이미지메이킹으로 활용하고 있는 마켓팅에는 영혼이 없지만, 영혼따위가 배불려 주지는 않는다는걸 그들은 잘 알고 있지요. 그렇다면 나의 소극장은 배고픔을 전제로 시작하게 되나요? 상영관은 딱 하나고, 상영하는 영화들은 온통 내 취향이고, 보통의 소극장보다도 작아서 소소극장 정도인데, 뻔하게 경영이 어렵겠죠? 안마당 같은데서 상영하면서 그 안 공간은 먹고 마시면서 영화보고, 실내로 들어오면 카페로 이어지는 소소한 공간. 친구들이랑 종종 모여서 파티도 하고 꿈 얘기도 하고 좀 마시다가 강아지 고양이 밥도 주는. 소소극장을 이름으로 가져온다면 영어로는 so so theater가 될텐데, 그냥 그런 극장. 이거 좀 맘에 드네요.
지금과 유사하게, 땅에 발을 딛지 않으면 더 자유로울 수 있다는 말을 아로 새겨놓고 마루바닥에 누워서 강아지랑 타령 하던 시절이 생각 납니다. 하루키 아저씨는 스틱 기어를 능숙하게 운전하는 사람처럼 자신만의 고유한 신념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 아름답다고 했었던가 아무튼 비슷한 말을 했었구요. 나는 원래 남들과 똑같은 트랙을 따라 가는 사람이 아닌데 그 트랙에 맞추어 재단하려고 했더니 당연히 파열음이 많이 들렸던 것 같아요. 이제 다시 찾을 때가 된 것 같아요.
무튼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고, 다시 작업을 시작하고 있고, 돌아가게 되면 구의동 지하철 역에 앉아서 빛 날아다니는 서울을 보며 두유 마시며 지하철 기다릴 생각에 너무 좋아요.
+plus, 모션오그래퍼에서 보니 비메오에서 개인이 만든 작업을 감상하고서 이에 대한 고마움으로 팁을 주는 기능을 만들었다고 하네요. 사실 비디오를 업로딩 하면서 이것 또한 지적 재산을 공유하는 것인데 그 가치를 돈으로 치환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 부당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어요. 이것 또한 뮤직 스트리밍과 비슷한 이치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물론 지금은 자발적으로 팁을 주거나 또는 주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의무적으로 이용료를 내야 볼 수 있게 된다면 엄청난 반발이 있을 수 있겠지요. 한국에서 뿐 만이 아니라 많은 대부분의 나라에서 실제로 개인들이 자본과는 무관하게 소신껏 작업을 하고 있고, 모션오그래퍼에 올라오는 상당한 양의 포스팅을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 친구와 하고 있는 작업 역시 재정적 문제로 당장의 수익은 기대하지 않고 있습니다. 어디에서 부턴가 잘못된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지난주에 드디어 캐나다에서 온 세개의 이민가방을 받고
오늘 땀 뻘뻘대며 겨우겨우 스테이션 셋팅 성공!
임시방편으로 연결한 아웃렛과 모니터가 좀 아쉽지만 그래도 기쁘다!
캐나다에서는 데스트탑에 인터넷 연결이 안돼서 프로그램만 어쩌다 썼다는 슬픈 이야기.
한국에서 억지로 챙겨온 데스크탑과 스피커 타블렛 키보드 마우스 놓고 2년전 아이튠즈의 노래 플레이!
정재형의 피아노 연주앨범과 베란다 프로젝트. 우리들 당시 핫 뮤직 아니었던가!
열심히 알바해서 샀던 데스크탑으로 구의동 작은 방에서 블로그질하던 평화롭던 시절도 떠오르고
데스크탑의 부활을 기념으로 윈도우즈를 통한 블로그에 등장! 쨘!
하드 세개를 뒤적뒤적 거리며 촌스러운 옛날 작업들 몰래 구경도 했다. 아이고 핏덩어리들.
24살에 모션그래픽 배운다고 밤새가며 작업할때 파일 이름은 '힘내라지슨아' 였다.
좋다 좋다
힘내라 지슨아!
언제쯤 다 읽을 수 있을까 싶을 만큼의 한글과 영어로 된 새 책들이 쌓여 있었다.
바로 달려들어 읽고 싶기도 했지만 조금씩 아껴보고 싶은 마음, 그리고 구름처럼 밀려오는 어두운 감정에 몸은 이미 무거워져 있었고, 냉면, 짜파게티, 링귀니 꺼내놓고 결정하지 못하니까 일단 물부터 끓이고, 뭘 먹고 싶지도 먹어야 기분이 업될지도 가늠하지 못할 만큼의 가라앉음.
우리는 식도락 여행이라 불러도 될 정도로 엄청나게 먹고 다녔는데, 맛있는 것들 그렇게 먹고도 먹여주지 못한 치즈케잌과 냉장실 야채칸에 넣어둔 커다란 가지가 아쉬웠다. 아침까지 돌던 잃어버린 내 입맛.
서울의 소식들은 세련된 차원의 즐거움이다. 입맛보다 찾고싶은 잃어버린 내 감은 어쩔거야.
올때 입었던 오렌지 네이비 화이트 블랙 스트라이프 원피스를 똑같이 입고 가뿐히 돌아갔다. 어딘가에서 들었을 커다란 멍은 공항갈 때 쯤 거의 다 사라져 있었다. 서울 내리면 아마도 말끔해질 것 같네. 반면 나에겐 손님이 다녀가면 체취가 오래 남아서 큰일이다. 내가 제일 좋아했던 시절을 맹렬히 붙어 지냈던 친구가 왔다 가니 눈물이 톡톡 터지고 미치겠다. 서울 같이 따라가고 싶어.
어제 좋아서 한번 더 찾아갔던 그린위치에서 전날 같이 본 문라이즈 킹덤의 장면과 비슷한 등대 카드를 몰래 사서 밤에 몰래 적어서 지하철에서 건내줬다. 쑥쓰러우니 비행기에서 읽으라고 주고, 도넛을 앉아서 먹고, 들여보내고, 두시간을 헤매며 집에 돌아왔는데, 요녀석이 내가 몰래 준 등대카드와 똑같은 카드를 몰래 사서 밤에 몰래 적어서 트레이 아래에 숨겨놨었다. 앗 뭐지 너무 웃겨서 막 웃다가 너도 비행기 앞에 앉아서 막 웃었겠구나 생각하니. 꺅 간지러워 뭐지 우리 인연이야? 우리 남자 좋아하잖아.
정말 와줘서 고마워.
귀엽고 평화롭다.
33도 까지 올라간 폭염 이었다.
새집은 다행이도 선풍기 하나 틀어 놓으면 지낼만한 시원한 날씨이다.
어젯밤 그 창문 없은 방은 날 바베큐 구워 먹으려고 내 땀을 다 빼놨었지, 마치 먼 옛날 회상하는 노인처럼 끌끌 거리기도 했다.
어제 이사하느라 심하게 몸을 혹사 했더니 온몸이 화가나서 항의하는 바람에 점심 겨우 먹고서 다시 죽어버렸다.
왱왱 바람 돌아가는 소리와 빛 사각이는 커튼 넋놓고 즐기다가 잠이 들었고,
꿈에서 우리는 홍대의 어떤 바인지 카페인지에서 아마도 어떤 문화공간 이었는데, 공연한다고 도와주러 가서 실컷 떠들다가 고맙고 미안한 내 사람들 꿈에 남겨두고 깼다.
예전 같았으면 이런 꿈 깨면 향수에 젖어 우울했을텐데 이제는 이런것들도 담담해 져버려서 삶의 일부가 되어버렸네 지금 생각해보니 그렇다.
저녁 먹고 나니 다시 에너지 충전!
옷장과 부엌 정리하고 마루도 한번 더 닦고, 다시 파김치..
공들여 하얗게 벗겨내고 변기커버랑 선반도 달아놓은 스탠 축복받은 욕실에서 씻고 나오니 또 산뜻하다.
스튜디오 구했더니 너무 횡해서 무리해서 벽 공사하여 침실을 만들었다.
좋아하는 쿠션 네마리와 담요 집합 시켜놓고, 하나하나 골라 만든 침실에 누워 있노라면,
아이고 내새끼.
방 하나 렌트해도 이렇게 좋은데, 내집 장만한 신혼부부의 마음은 참 뿌듯하겠다 싶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1. 점심에 16불짜리 시금치 커리를 시켰다. 미국 음식은 양이 많아서 다 먹지 못하고 한번 테이크아웃해서 두끼을 해결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6불짜리 식사는 비싸도 너무 비싸잖아. 비싸서 시켰어 왜냐면 회사에서 사주니까 리밋에 딱 맞춰서 시켰어. 좋아하는 인도커리 미국와서 처음 먹는데 한국에서 먹던 것 만큼이나 맛나다. 동대문 청담동 홍대 커리마큼 뉴욕커리도. 양많고 감칠맛 나고 행복.
2. 커리를 먹고싶단 생각을 한건 출근길에 읽은 쇼파홀릭 때문에. 주인공이 지출을 절약하기 위해 커리를 만드는데 온갖 향신료와 그라인더까지 사서 뭘 만들어서 난까지 곁들여 룸메이트랑 한입 먹고 너무 매워하는 장면이었다. 아파트 로비에 누가 이사가는지 책을 잔뜩 내놨길래 들고왔는데 영어공부나 할까 해서. 허세와 된장이야기일 줄 알았더니 재미있고!
3. 먹는거 너무 좋아서. 맛있고. 사방에 적들이 가득한 뉴욕에서 살아가려니 무기도 방패도 필요한데 디아블로에선 땅에서 줍는다지만 뉴욕 아무리 걸어 다녀도 길거리에서 쓸만한 방패 찾을 리가 만무하잖아. 그리고 난 경쟁같은건 붙고 싶지도 않고 누구랑 비교하기도 싫어. 단호하게 말하는 걸로 들리겠지만 기호따위 영향을 주지도 못하는 전투력 경쟁력 없음 이다. 사실. 그래서 일할때는 내 일만 열심히 해서 빨리 퇴근하고. 먹는거. 다들 가시 세우고 남 욕하고 내 디자인 별로라고 도리도리 할 때 나는 대꾸않고 커리나 먹을련다. 16불짜리 두 끼니로 나누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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