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에 해당되는 글 326건

  1. 2009.04.10 마모직전
  2. 2009.04.07 벚꽃이 다시 돌아왔네
  3. 2009.04.03 ~
  4. 2009.04.01 4月
  5. 2009.03.31 빨랫줄에 빨래를 널고싶다
  6. 2009.03.29
  7. 2009.03.27 코끼리
  8. 2009.03.25 4월
  9. 2009.03.23 울린다
  10. 2009.03.23 쇼핑한 다음날의 쇼핑 2

마모직전

2009. 4. 10. 03:07 from Z_1/z



스크류드라이버는 3가지
빼낸 나사는 19개
나사 빼내는데만 3일
마지막 남은 하나는 마모 직전이다
돌겠구먼


Posted by tripleZ :

벚꽃이 다시 돌아왔네

2009. 4. 7. 23:28 from Z_1/z



빈틈없이 꽉 껴안고 밀도있는 브로콜리처럼
벚꽃이 하얗게 솓아났다.
어제는 동생과 벤치에서 벚꽃을 보며 나뭇잎에 접혀있는 망개떡을 먹었는데
어제의 나무보다 오늘의 나무는 더 봄이다.
봄의 밤에는 어린이대공원의 풀밭에 모여 
사랑하는 사람들과 왈츠를 추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다.
어린이 두명이 손을 잡고 빙글빙글 돌면
청년 두명이 손을 잡고 빙글빙글 돌면
노인 두분이 손을 잡고 빙글빙글 돈다.

"아름답네"

작년에 내가 아름답다고 했던 그 길 그 자리에서
목이 부러져라 올려다본 그 하늘은 어떻게 그 색 그대로로 기억이 날까?

흩어지지 말아 꼬옥 솟았다가 사악 가라앉아줘
흩어지지는 말고

벚꽃이 흩어지게 되면 돌이킬 수 없이 소멸되는 기분에
'아 이제 다 끝나버렸어'
하고 대자로 팔을 벌리고 입을 벌리고 누워 꽃잎속에 묻혀버릴거다
끝나는게 무서운거지 너무 좋을까봐 무서운거지
벚꽃은 아름답고 서럽고 음 또 뭐지 자꾸만 맥주를 부르고


Posted by tripleZ :

~

2009. 4. 3. 12:16 from Z_1/z



어제 몇달만에 일찍 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열두시 이십분쯤 두꺼운 솜이불을 덮고 정자세로 침대에 누워
좋은생각을 일부러 해보았다.

우연히 보게된 전시와 우연히 쓴 방명록으로 특별한 브로치를 받은 오후의 생각
친구와 시멘트턱에 앉아 까만 밤의 강물을 보며 맥주를 마시던 날의 생각
비오는날 빈대떡이 먹고싶네 생각하며 집에갔을때 엄마가 빈대떡을 만들고 있었던 날의 생각
사랑하는 생각
강아지들 생각
안개가 뿌옇게 낀 날 빨간 하늘을 보며 한강을 걸었던 날의 생각
바람이 불때 걷는 생각
꽃봉오리가 막 돋아날때 목을 젖히고 하늘만 보며 작년 하늘의 표정을 떠올리던 생각

이 생각들의 힘이 쭉 이어져 꿈까지. 아침까지. 점심까지 이어졌다는것을 느낀것은 10분전의 일이다.
좋은 기억을 생각하며 잠드는 일은 참 행복하구나.



 
Posted by tripleZ :

4月

2009. 4. 1. 02:01 from Z_1/z



나는 다시 달로 가는 혹은 땅굴속으로 울면서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코끼리만한 헤드폰으로 나를 부르는 소리를 막고
아아아아아아아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Posted by tripleZ :

빨랫줄에 빨래를 널고싶다

2009. 3. 31. 00:12 from Z_1/z




집에는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었고 아부지 선물과 단호박맛탕을 들고서
처음가는 골목길을 걷게 되었다.
이 끝이 모퉁이를 돌아 이어져있는지 아니면 막다른 길인지도 알수없는 초행길이었는데
길들이 재미있게도 반듯하게 정돈되어 있지 않아서
마치 마음껏 난도질한 케잌조각 사이를 걷는 느낌이었다. 

이 동네는 집들이 아담하니 낮고, 대부분 작은 옥상을 가지고 있고
그 높이가 낮은덕에 빨랫줄의 고개가 살짝 보일 정도였다.
옥상으로 올라가는 길과
옥상에 앉아 하늘을 볼 수 있게 만든 벤치와
하늘에 빨래를 널어 말릴 수 있게 늘어진 빨랫줄.

집주인들이 개성껏 조금씩 꾸민 공간들
켜켜이 묻은 흙 먼지 짜증을 날리는 티셔츠 팬티 수건조각들
콧노래를 부르며 빨래를 탈탈 털어 말렸을 여인들의 아침.

우리집 옥상은 하늘이 넓게 끝없이 파랗고 바람은 깨끗하다.
나는 롤러를 신고 한돌이와 옥상을 뱅글뱅글 빨랫줄 사이를 돌았다.

빨래들이 기분에 춤춘다.



Posted by tripleZ :

2009. 3. 29. 23:58 from Z_1/z



네달 묵힌 체증이 확 풀어지네
휴 이 홀가분한 기분
점심때쯤 다 끝내고 자다가 해질때 일어나서 정신차리고 보니 아쉬운점도 많긴 하지만
어쨋든 너무 좋다
무한도전 덕분에 배꼽이 찢어져라 웃었고 프런코도 용섭씨 일등해서 기쁘고
바나나킥도 맛있고 건짬뽕도 정말 맛있었고 부라보콘도 맛있다
동생들이랑 무한도전 보면서 부라보콘 먹을때가 제일 행복했다
다음주엔 셀레이는 일들이 기다리고 있고 지금 당장 끝내야할일들이 없다는건 아 감사할일 
생각해보니 밀린것들은 많지만 그래도 난 한가하게 지난주 밀린 무한도전 봐야지 하하




Posted by tripleZ :

코끼리

2009. 3. 27. 00:32 from Z_1/z




발목이 얇다고 자부하는 코끼리가 피겨스케이팅을 한다
넘어지지 않고 아슬아슬 리본을 휘날리며 아름답게 회전하고 있지만 관중들은 실소한다
vs
관중들은 피겨스케이팅을 하는 코끼리가 그렇게 우스꽝스럽다며 좋아한다
하하하 와글와글 웃으며 모두들 즐거워하고 있지만 코끼리는 우아하게 끝없이 회전한다





Posted by tripleZ :

4월

2009. 3. 25. 01:09 from Z_1/z




(자고 일어나면 4월이 될까봐 무서워서 잠이 안온다)



Posted by tripleZ :

울린다

2009. 3. 23. 23:55 from Z_1/z




소리만이 존재하는 무한의 공간과 뭉뚱허니 오뚝이로 변해버린 나
벗어버릴 수 없게 의식을 사로잡은 감각이며
굳이 이동하고 싶지도 않다



 
Posted by tripleZ :

쇼핑한 다음날의 쇼핑

2009. 3. 23. 01:41 from Z_1/z





아름이 만나서 자랑하려고 
어제 만원에 구입한 
구제 청남방을 입고 갔는데
만남때마다 패션이 겹치는 아름은 
역시 청자켓을 입고 왔으며 
대단한 능력을 가진 그녀는 늠름하였다 
될대로 대라는 심정으로 
나는 마구 먹어버렸고 
홀로 남겨진 토마토는 민망한것같았다
빗나간 쇼핑으로 헛헛한 마음은 또 다른 쇼핑이 채워준다고 했던가.. 
오늘의 반지와 팔찌, 
아 
아름답다
오늘도 충동구매 해버렸구나 반성하며 
집으로 돌아와 
들은 옹재의 가계부 이야기는 
나를 포근히 위로해 준다





Posted by tripleZ :